알라딘 전자책

검색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 일상을 가로지르는 청년 철학자의 생각법

CRETA(크레타)

김현집 (지은이)

2024-02-19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옥스퍼드의 전통과 스탠퍼드의 열린 사고를 만난
청년 철학자의 탄생
“인문학자는 결국 정원사다”
일상을 가로지르는 자유로운 사유들


그의 에세이가 신문에 등장한 다섯 해 전부터 이 도시에 물음표들이 떠다니기 시작했다.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모름의 끝을 넘어설 수 있을까?”
답이 없는 삶의 문제들을 찾아 나선 젊은 인문학자의 발걸음이 빠르고 힘차다.
저자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2018년부터 대한민국 공군 복무를 하고 있던 2022년 겨울 마지막 다섯 해 동안
서울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다듬고 보태어 이 책이 나왔다.

“말은 정확하게만 하려면 시시해지고
의미를 두고만 말하려 하면 모호해진다.”


전통의 상징으로 알려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에는 학교가 설립된 109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전공이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클래식스classics(고전인문학)’라는 분야로, 정치, 철학, 문학과 문화, 심지어 수학과 수사학, 이 모든 것을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다룬다. 니체, 키에르케고르, 오스카 와일드, 영국 수상 글래드스턴, 심지어 보리스 존슨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들이 클래식스를 전공했다.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의 저자 김현집은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매료되어 클래식스를 공부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영향을 받아 열린 사고와 문·이과 간 융합을 장려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 철학자다.

옥스퍼드의 전통과 스탠퍼드의 열린 사고를 몸으로 겪은 저자는 그간 일상 속 이야기들을 기록해 첫 책을 펴냈다. 스탠퍼드 박사과정이던 2018년부터 공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을 가르치며 군 복무를 하던 시절까지, 5년 가까이 연재한 칼럼을 모아 이번 기회에 다듬고 보강했다. 에세이 형식의 짤막한 글이지만 그 안에는 철학, 문학, 영화, 예술 등 인문학의 시선이 담겨 작가만의 통찰이 돋보인다. 저자의 문장은 마치 아포리즘처럼 유려한 수식어 없이도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나아가고,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덧 저자가 안내하는 곳으로 도착한다. 특히 많은 이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소크라테스나 니체는 청년 철학자의 언어로 새롭게 태어나 다시금 그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고대 그리스를 곱씹으며 여전히 그들과 가까이 지내는 저자에게 소크라테스는 “새로운 인간”이며 니체는 “투박한 철학자가 아니”(83쪽)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이 오래된 철학자들의 정신을 닮고 싶어질 것이다.

“(…) 별무리같이 수많은 철학자 가운데에서도 소크라테스의 목소리가 맨 나중까지 울렸다. 내게는 새로운 인간을 부르는 소리로 들린다.
내게 고대 그리스를 왜 공부하느냐고 누가 굳이 물어, 또 내가 굳이 답해야 한다면, 소크라테스와 그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191쪽

저자는 철학 외에도 옥스퍼드와 스탠퍼드에서 겪었던 일상을 펼쳐보이며 그 속에서 보물을 캐내듯 문학, 영화,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친숙하고도 낯선 이야기들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생각 끝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직접 그려, 일부 글에는 저자가 그린 삽화도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은 고뇌하던 청년 철학자 제논이 델포이의 신탁을 들은 에피소드로부터 출발해 저자만의 방식으로 그 의미를 풀어낸 ‘프로레고메논’으로 문을 열고, 이후 10가지 테마로 일상 속 사유의 편린들을 모아낸 46편의 에세이, 그리스 비극의 막을 닫는 ‘엑소도스’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철학자들의 에피소드를 끝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에세이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용문은 출처를 밝힌 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자가 직접 번역했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사뮈엘 베케트 특유의 문체는 저자의 손끝을 거쳐 소개되며, 고대 그리스어보다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낯선 인도 작가 바납하타의 소설 역시 저자의 언어로 전달된다.

살아 있는 것을 가꾸는 정원사처럼
답이 없는 삶의 문제를 찾아 나서는
청년 철학자의 에세이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내 행운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내가 없어지고 남는 건 무엇일까?”
이 난폭한 질문에 답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되묻는다.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까?” “그렇다면 누가 만든 길을 따라야 하는 걸까?” 그래서 우리는 인문학 책을 읽는다.

인문학은 일상을 살며 온갖 고난과 고통을 겪는 우리에게 길잡이가 되어주지만, 삶과 죽음, 아름다움, 사랑 등,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여러 인문학자 특유의 언어로 삶과 죽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새롭게 정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저자는 그만의 글에서 오히려 숨김 없이 힘주어 말한다.

“인문학자는 결국 정원사다.
새로 나무를 심기도 하지만, 정원사 일의 대부분은 살아 있는 것을 계속 가꾸는 것이다. 정원을 가꾸려 하는 한 일은 끝이 없고, 사실 그 끝은 생명이 다할 때, 모든 식물은 시들기 때문에, 결국 그날은 오고 만다. 답도, 의미도 없다고 납득하고도 계속 노력하는 게 인문학자의 미덕이다. 전쟁에 나가는 용기다. 무의미와 맞서는 용기다. 사람들은 인문학자가 죽음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명답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오해한다. 인문학자는 답을 찾지 못할 것이기에 용기 있다 할 만하다. 하지만 어떻게 명예롭게 패배할지는 고민해야 한다.”
―프로레고메논 중에서

이렇듯 저자는 어쩌면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는 삶의 문제를 정원사의 마음으로 찾아 나서는 인문학자의 마음을 전한다. 저자는 정원사의 마음을 담아, 단지 지혜를 찾는 게 아니라 지혜로 마음을 돌리고 싶어 하는 인문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년 철학자로 살아가는 저자에게 어릴 적부터 영감을 준 이들은 지휘자 카라얀을 비롯,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철학자 스피노자, 시몬 베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글 곳곳에 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저자가 담는 철학에는 클래식과 문학, 영화에 대한 애정을 토양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10가지 주제로 만나는 일상 속 청년 철학자의 생각법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에는 총 10개의 챕터, 46편의 에세이가 실렸다. 독자를 안내하는 ‘프로레고메논’에서,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본 ‘불운’, ‘운명’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 제논이 청년 시절 델포이 신전으로 찾아간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고민 많던 청년 철학자의 질문은 “최고의 삶을 사는 방법이 무엇인가?”였다. 사제의 대답은 “죽은 자들의 안색을 취하라.” 과연 이 대답이 어떤 의미인지, 저자만의 방법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긴 통로로 이어진 이 문을 통과하면, 저자가 안내하는 일상으로 스며든다. 위로가 필요할 때, 도무지 나만 운이 없다고 느낄 때, 복잡한 머릿속이 궁금할 때, 영국 스타일의 유머, 남성미에 대한 생각,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문학, 정의에 대한 생각, 범상하지 않은 가치, 자신만의 길을 걷는 사람, 인류가 지키고 계승해야 할 문화 등이 10개의 챕터에서 저자만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이 에세이에서 우리는 친숙한 이름도, 낯선 이름도 만난다. 친숙한 이름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건넨다. 릴케는 “다른 사람과 나눌 것이 없다면, 사물을 가까이” 하란다. 카뮈는 연극 [정의의 사람들]을 통해 그 어떤 정의를 위해서도 희생되어서는 안 될 생명의 숭고함을 역설한다. 강단에 서며 교육에 대한 고민을 소크라테스와 시몬 베유와 함께 하기도 한다. 베유가 말하는 ‘진정한 공부’는 관심을 기울이는 데서 시작한다고 전한다. 이외에도 저자는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보는 문제들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생각의 도구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시선을 독자에게 안내한다.

공지사항

등록된 공지사항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